미디어아트와 미식을 결합한 ‘SECOND TASTE’ 개최

리서치 기반 아트 컬렉티브 세컨드테이스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 ‘SECOND TASTE : 두 번째 감각(이하 SECOND TASTE)’이 2026년 9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언커먼 갤러리(Uncommon Gallery)에서 열렸다.
핵심 프로그램인 센소리 다이닝(Sensory Dining)은 공개 약 일주일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SECOND TASTE는 미디어아트, AI 아트, 사운드, 오브젝트, 공간, F&B와 기술을 연결해 인간의 감각과 지각을 탐구하는 아티스트 주도 감각 경험 프로젝트다.
맛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SECOND TASTE는 ‘맛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맛을 음식만의 영역으로 보지 않고 이미지와 공간, 촉각, 소리와 향, 기억과 기대가 함께 작동하는 하나의 ‘지각 과정’으로 바라본다.
이 접근의 이론적 토대 중 하나는 가스트로피직스(Gastrophysics)와 다감각 지각 연구다. 가스트로피직스는 시각·청각·촉각·후각과 주변 환경, 기대와 기억 등 다양한 요소가 음식과 맛의 지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다.
옥스퍼드대학교 찰스 스펜스 교수는 다감각 지각과 음식 경험을 연구해 왔으며, 음악과 사운드, 식기의 무게와 형태, 음식의 색과 플레이팅 등 음식 외부의 요소가 맛과 식사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다뤄왔다.
SECOND TASTE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AI 아트, 미디어아트, 사운드, 오브젝트, 음식과 인터랙션 기술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했다.
물·흙·숲·눈(Water·Earth·Forest·Snow): 자연을 네 개의 감각 경험으로
전시의 중심 프로그램인 센소리 다이닝은 물, 흙, 숲, 눈이라는 네 가지 자연을 서로 다른 감각 구조로 해석했다.
관객은 맛을 직접 혼합하고, 조각을 쌓고 해체하며, 오브젝트 사이에서 요소를 발견하고, 표면을 걷어내 내부의 맛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각 요소는 독립된 콘텐츠가 아니라 하나의 지각 흐름으로 설계됐다. 시각 정보가 맛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고, 촉각과 행동이 다음 감각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SECOND TASTE에서 음식은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지각을 여는 하나의 입구로 작동한다.
전 회차 매진, 20대부터 60대까지
센소리 다이닝은 1인 2만5000원의 유료 프로그램으로 운영됐으며, 공개 약 일주일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관객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게 형성됐다.
AI 아트와 미디어아트, 사운드, 플로럴, 오브젝트, F&B, 인터랙티브 아트, 브랜드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자가 참여했으며, 9개 브랜드 및 파트너와 협업했다.
세컨드테이스트는 음식이라는 보편적 경험을 매개로 미디어아트와 현대미술을 보다 다양한 관객의 감각 경험과 연결하고자 했다.

브랜드와 함께 설계하는 감각 경험
세컨드테이스트는 브랜드 협업에서 단순한 노출이나 협찬을 넘어 브랜드의 기술과 소재, 제품이 관객 경험의 일부로 작동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디스플레이는 이미지가 미각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감각적 표면이 될 수 있고, 식기는 형태와 무게, 온도를 통해 맛에 대한 기대를 변화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F&B 역시 하나의 맛을 이미지, 사운드, 행동, 기억으로 확장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향후 세컨드테이스트는 디스플레이, F&B, 식기, 가구, 공간,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기업 및 문화기관과 감각 경험 프로그램, 브랜드·문화 커미션, 제품 개발, 콘텐츠 제작, 워크숍 등으로 협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10월 20일 FONDO School 서울 레지던시로 확장
첫 프로젝트를 마친 세컨드테이스트는 오는 10월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되는 ‘FONDO School 서울 레지던시 워크숍(Seoul Residency Workshop)’에 참여한다.
FONDO는 스페인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음식과 디자인, 예술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푸드 디자인 스튜디오다. FONDO School의 2026 서울 레지던시는 사전 등록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10월 15일부터 22일까지 서울과 속초,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에서 진행된다.
세컨드테이스트는 이번 워크숍에서 SECOND TASTE를 통해 탐구해 온 ‘맛 이전에 작동하는 감각’이라는 질문을 푸드 디자인과 미디어아트의 접점에서 다시 탐구한다.

경험에서 관계로, 다시 다음 연구로
세컨드테이스트가 구축하고자 하는 구조는 하나의 전시에서 끝나지 않는다. 예술가의 연구에서 시작된 질문을 관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고, 그 경험을 다시 콘텐츠, 제품, 프로그램, 브랜드 협업으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수익과 자원은 다음 연구와 창작을 위한 기반으로 이어진다.
전도희 세컨드테이스트 총괄 디렉터는 “예술가에게 중요한 자산은 결과물 하나만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고 감각하는 고유한 방식”이라며 “세컨드테이스트는 그 감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경험으로 번역하고, 이것이 다시 다음 연구와 창작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과 비즈니스를 서로 반대되는 영역으로 보기보다 예술가의 연구가 사회 안에서 새로운 경험과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사진= 세컨드테이스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