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한성준 춤·소리예술제 - 큰 나무 이야기 개최

뿌리 깊은 나무가 큰 줄기를 뻗고 꽃을 피워 열매와 씨앗을 맺듯, 한국 근대 춤의 뿌리를 세운 한성준(1874~1941, 홍성 출신) 선생의 예술혼이 제자 한영숙과 이애주를 거쳐 오늘의 무대 위로 이어진다.
한국전통춤회(회장 윤영옥)와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최열)이 공동 주최하는 <2026 한성준 춤·소리예술제 - 큰 나무 이야기〉가 오는 9월 23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인다.
한국전통춤회는 지난 5월 경기아트센터에서 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이번 추석을 맞아 한성준 선생의 고향, 홍성에서 특별 앵콜 공연한다.
<큰 나무 이야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통춤과 굿의 만남이다. 국가무형유산 남해안별신굿 보존회가 함께 참여해 맞이굿과 송신굿의 틀을 작품 안으로 들인다.
이로써 한국전통춤회의 춤과 남해안별신굿의 의례가 나란히 놓이는 구성안에서 삼현육각의 가락과 춤사위, 굿판 특유의 에너지가 뒤섞이며 하나의 소리춤굿으로 새롭게 구성되었다.
공연은 인간의 몸과 자연의 소리, 노동의 몸짓, 공동체 놀이에서 출발한다. 우리 고유의 심신수련법이자 춤과 소리의 원형질이라 할 수 있는 영가무도(詠歌舞蹈)가 홍성 지역 공동체 문화의 산물인 결성농요와 어우러지며 문을 연다.
뒤이어 한성준 선생의 학춤과 별신굿의 청신(請神) 의례가 만나 '큰 나무'를 맞아들이고, 이애주 선생이 육효와 음양오행의 원리로 풀어낸 무극살풀이가 생명과 자연의 순환을 그린다.
이어 정영만 명인의 넋풀이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어루만지며 위무(慰撫)의 시간을 만들고, 대동의 군무로 확장되는 완판 승무는 전통예술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한다. 마지막은 모두의 평안을 비는 송신굿(시석)으로 갈무리된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공연은 춤을 한 개인의 예술적 표현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의례로 확장한다. 또한 전승되어 온 몸짓과 굿의 법도를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자,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지는 춤의 맥을 무대 위에 다시 새기는 시도이기도 하다.
무대는 이 춤맥을 이어받은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들과 제자들, 남해안별신굿 보유자 정영만 명인을 비롯한 서울시 문화재 김영길 명인 등 전통문화의 전승자들의 협업으로 채워진다.


김연정 예술감독(이애주승무보존회 회장)은 이번 무대를 두고 "우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라는 큰 나무의 그늘 아래 살고 있으며, 전통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이어지는 시간의 춤"이라며 “홍성이 낳은 춤의 큰 스승 한성준과 그 뒤를 이은 한영숙, 이애주 선생이 남긴 몸짓과 정신이 오늘 우리 삶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를 돌아보는 자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성준춤·소리예술제’는 1997년 이애주 선생이 처음 시작하였으며, 2024년 한성준 선생 탄신 150주년을 기해 한국전통춤회와 이애주승무보존회 그리고 이애주문화재단이 이어받아 매해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법열곡〉을 통해 불교작법무와 승무로 우리 춤의 본질을 탐구했다면, 올해 〈큰 나무 이야기〉는 그 탐구의 폭을 굿의 세계로까지 넓힌다.
삶과 죽음, 인간과 자연, 과거와 현재를 하나로 잇는 큰 나무의 이야기는 이번 가을, 우리 전통춤의 자연스럽고도 품격 있는 시간의 멋을 온 가족과 함께 나누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한편, 이번 <큰 나무 이야기> 공연은 ‘2026 충남 문화예술 후원 매칭펀드 사업’ 선정작이다. 전석 초대 공연이다.[사진=이애주문화재단 제공]
